작년 베트남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구매한 상위 지방 10곳 중 북·중부 응에안성, 하띵성, 타잉화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 지방은 베트남 전국에서 빈곤 가구수가 가장 많은 상위 지방 10곳에도 포함된 곳이다.

베트남 등록국에 따르면, 9인승 이하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 중 응에안 1만4628대, 타잉화 1만963대, 하띵 8262대로 각각 상위 4위, 6위, 8위에 포진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들 지방 3곳은 베트남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상위 10곳에 오른 꽝닝(7801대), 바리아 붕따우(6115대), 다낭(5132대)을 앞질렀다.

타잉화성, 자동차 사려 사채까지

특히 타잉화성 동썬현 동푸읍 황랍촌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여겨졌는데 좁은 시골길에 많은 차들이 주차돼 있어 주변인들이 적지 않게 놀랐다며 현지 매체 베트남넷은 전했다.

동푸읍 인민위원장은 "마을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하고, 심지어 사채도 가져다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가정에서 차는 샀지만 마땅히 사용할 일이 없어 차를 타고 시장을 가거나 집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커피를 마시러 갈 때 차를 쓴다"고 했다.

이곳 마을 전체 가구수는 350여채인 가운데 등록된 자동차는 6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10가구당 1.7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매체는 이를 두고 "'가장 가난한 마을'이 '가장 잘사는 마을'로 별안간 변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구제쌀' 지원 받는 응에안성 

응에안성의 경우 올해 음력설, 정부로부터 '구제쌀'을 지원 받는 지방에 속했다.

정부는 당시 성 7곳에 총 1만1448톤 이상의 쌀을 지원했다. 이중 응에안성은 닝투언성 다음으로 많은 1140톤을 지원받을 정도로 살림사정이 안 좋다.

그럼에도 응에안성의 많은 현과 마을에서 자동차 구매 현상이 날이 갈수록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몇 년 동안 응에안성의 많은 사람들은 도시에 나가 돈을 벌어 집도 짓고, 차도 사며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같은 마을 분위기에 뒤지지 않기 위해 돈을 빌려 차를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응에안성 교통경찰국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2월 1일(국산 자동차 등록세 50% 인하 시점)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자동차 등록대수는 5294대로 나타났다.

지금같은 추세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자동차 구매량 선두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띵성, 전국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

하땅성은 최근 2년 동안 40~50%의 '고도성장세'를 바탕으로 전국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하띵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가구에서 땅을 팔고 남은 돈으로 차를 사고 있다.

하띵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음력설 연휴동안 하띵성 내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오른 3070억동(약 163억원)에 달했다. 

특히 하띵성 껌쑤옌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760대의 자동차 등록세를 부과, 이는 작년 기간에 비해 74%나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