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생에너지 대상, 2가지 송전방식…별도 송전선로, 국가전력망
- 구매자 월평균 소비조건 50만→20만kWh 하향…수혜법인 확대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정부가 전력 독점공급자인 베트남전력공사(EVN)를 거치지 않고 발전사업자들로부터 수요자가 직접구매해 사용하는 직접전력구매제도(Direct Power Purchase Agreement, DPPA) 시행을 승인했다. 시범사업 초안이 공개된지 3년만이다.

정부는 3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대규모 전력사용자간 직접거래에 관한 시행령인 ‘의정80호(80/2024/ND-CP)’를 발표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DPPA제도상 송전방식은 별도 송전선로와 국가전력망을 통한 거래 등 2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DPPA제도를 이용할 수있는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발전형태는 ▲태양광 ▲풍력 ▲수력(소규모) ▲바이오매스 ▲지열 ▲파력 ▲조력 ▲해류 ▲옥상태양광 등으로 규정됐다.

정부에 따르면 폐기물발전의 경우 재생에너지 여부가 불분명해 시행령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추후 관할당국의 승인을 통해 추가될 수있다.

또한 별도 송전선로를 통해 전력을 판매할 수있는 발전사업자들의 최소 발전용량은 규정되지 않았다. 이는 적법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라면 누구나 별도 송전선로를 통해 대규모 전력사용자에게 전기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전력 소매가와 전력거래량, 계약기간 등의 세부조건은 발전사업자와 전력 구매자간 합의한 계약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발전사업자는 관련규정에 따라 잉여전력을 EVN에 재판매할 수있다.

한편 국가전력망을 이용하는 발전사업자의 최소 발전용량은 10MW 이상으로 제한되며, 전력 소매가는 공상부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초안과 달리, 이번 시행령에서는 DPPA제도상 구매자측인 사용자의 월평균 전력소비량 기준이 종전 50만kWh에서 20만kWh로 하향조정됐다. 이는 DPPA제도를 활용할 수있는 법인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VN에 따르면 월평균 전력소비량이 50만kWh 이상인 대규모 전력사용자는 전체의 30% 정도이며, 20만kWh 이상 법인은 7700여개로 3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업단지 또는 경제/수출가공단지에서 사업중인 전력소매업체의 조건은 구매전력 월 20만kWh 이상, 전압 22kV 연결 등으로 규정됐다.

한편 옥상태양광이 DPPA제도를 통해 거래될 수있는 유형의 에너지로 분류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현재 공상부가 마련중인 ‘옥상태양광 발전 장려 인센티브 계획’상 법적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8차 국가전력계획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재생발전 비중을 늘리고 ▲2030년까지 주택·오피스 전력의 절반을 자체발전으로 충당하며 ▲국가를 넘어 동남아의 에너지 안보 보장을 목표로 한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옥상태양광 발전설비는 10만3000여개, 9.5GW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서 DPPA제도와 관련한 정부차원의 논의가 시작되자, FDI(외국인직접투자)기업들을 중심으로 해당제도가 에너지산업에 건강한 경쟁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시범사업 시행에 대한 건의가 잇따랐다.

이어 지난 2021년 공상부가 DPPA제도 시범사업을 위한 초안을 공개하자 삼성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이 지지의사를 밝히며 앞다퉈 시범사업 참여의사를 정부측에 전달했다.

작년말 공상부가 실시한 관련조사에 따르면 20개에 이르는 대기업이 DPPA제도를 통한 직접전력구매를 희망했으며 이들의 전력수요는 1GW에 달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DPPA제도를 통해 전력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발전사업자는 24개, 1773MW이며, 제도참여를 검토중인 발전사업자는 17개, 2836MW에 달한다.